ESI 이츠팀 박정탁 PM 밀착 인터뷰
“현실적인 문제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어린 친구들을 위해, 학교와 재단을 세워 마음껏 꿈을 펼치게 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정탁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ESI 이츠팀 박정탁 PM입니다. 나이는 서른이고 MBTI는 ENTP입니다. 대학 시절에는 경영학을 전공했고요, C-ESI라는 이랜드ESI 산학협력학회에 참여하면서 이랜드와 ESI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겪어보니 B2C산업에 매력이 느껴졌고, 제가 잘할 수 있고 잘 맞는 분야라는 확신이 들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정탁님은 꿈이 무엇인가요? 꿈과 ESI 입사가 관련이 있을까요?
지금 꾸는 꿈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학교와 재단을 통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 두 번째는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이랜드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입니다.
저는 학창 시절에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방황의 시기를 보냈었는데요, 그때 어떤 한 분으로 인해 제 삶이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아직 대단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그 경험 덕분이에요. 이렇게 저처럼 잠재력이 있는데 현실적인 환경 등의 이유로 방황하는 친구들을 잘되게 해주고 싶어요. 학교와 재단을 세워서 그런 친구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서 꿈을 이룰 기회를 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랜드에서 추구하는 ‘모두가 누리는 세상’이라는 가치와도 얼라인된다고 생각하고, 이 회사에서라면 그 꿈을 계속 꾸며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두 번째는 꿈까지는 아닌데, 사람들이 이랜드라는 회사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일랜드, 기독교 강요나 이런것들… 예전에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입사한 이후에는 사실이 아닌 것들입니다. 이런 오해들 때문에 좋은 사람들이 오기를 꺼려하는 것 같아서, 제가 이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이러한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습니다.
멋진 꿈이네요. 부디 두가지 모두 실현하시길 응원할게요.
이제 프로젝트 이야기를 좀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얼마전 애슐리 1인 다역 PJ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들었어요. ‘성공적’이라니, 어떤 성과를 만드신거죠?
낸 성과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이익구조 개선이고 다른 하나는 고객만족도 제고입니다.
전자는 동매출 기준으로 전년대비 인건비를 10%내외 절감했습니다. 연간 실적으로 보면, 22년 연간 100억 절감 예상합니다. 후자는 22년 4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점수인 ‘기네스(4.34/5점)’를 달성했는데요, 들어가는 비용을 대폭 줄였지만 오히려 고객만족도가 올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와 매출을 100억 올리는 것도 어려운데, 비용을 100억 줄였다니 엄청나네요! 그런데 1인 다역이라는 말이 조금 낯선데,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이랜드그룹 미래&유통법인 윤성대 대표님의 말씀을 빌려 한문장으로 정리하면 "고객가치를 최대치로 채워줄 수 있는 A급 인재로 채운다”입니다. 기존에는 직원들의 과업이 고객가치와 멀리 떨어진 것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은 애슐리에서 샐러드바가 빠르게 채워지길 원하는데, 직원들은 접시 치우고 설거지하고 계산하고 이런것들에 과업이 집중되어있다보니, 고객들이 만족감을 느끼기가 어려웠던 것이지요. A급 직원들이 고객가치를 위해 집중할 수 있도록 과업 구조와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프로젝트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그러한 애슐리 1인다역 프로젝트의 핵심 아웃풋은 무엇이었을까요?
첫번째는 로봇이었습니다. 애슐리 홀직원들의 과업시간을 1분단위로 모두 뜯어봤는데요, 전체의 40%이상을 접시 치우는데 쓰고 있었습니다. 물론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해당 요소는 고객들의 재방문에 크리티컬한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쉽게 말해, 고객들은 음식이 안채워져있으면 다시는 안오지만, 접시는 조금 늦게 치워져도 짜증만 조금 날 뿐 다시 안오는 요소까지는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이 과업 때문에 직원들은 샐러드바 필업에 10%밖에 시간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접시치우는 시간을 제거하기 위해 로봇을 도입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의사결정자인 이랜드이츠 대표님을 설득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대표님께서도 로봇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는데, 아무래도 전 매장 로봇 도입은 수십억 단위의 큰 규모의 의사결정이다 보니 확신을 가지시기가 조금 어려웠던 부분이 있습니다. 보통 프로젝트에서 큰 의사결정을 도와드릴 경우에 BP(Best Practice)라고 하는 시장의 성공사례와 고객조사내용을 바탕으로 설득을 하게 되는데요, 뷔페에 로봇은 성공사례가 없다보니 BP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에서 결심한 것은, ‘고객을 정말 미친 듯이 만나자’였습니다.
1차고객(방문고객)에 대해서는 수천명의 리뷰를 모두 분석하고, 매장에서 돌아다니며 고객들 식사가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직접 물어보며 다녔습니다. 그리고 3차고객(매장직원)은 하루종일 맨투맨으로 매장에서 관찰하고, 직접 직원처럼 일하며 분석했습니다. 그러한 진정성있는 고객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표님을 설득할 수 있었고, 모델매장부터 순차적으로 로봇이 도입되었습니다.
고객 반응도 매우 좋았는데요, "직원분들이 치워주실 때에는 늦게 치워주기도 하고 눈치도 좀 보이고
그랬는데, 로봇 쓰니까 내가 치우고 싶을때 맘대로 치울 수 있어서 좋았다" "식사하는데 테이블에 직원이 오는게 방해될 때가 있었는데, 그런게 없어서 좋다. 애기들도 너무 좋아한다." 등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여담으로, 나중에 보니 쿠*쿠*에서도 저희와 똑같은 로봇을 도입했더라고요. 여러모로 매우 뿌듯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키오스크 도입’입니다.
고객이 연속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서, 캐셔과업이 한 명을 상주시키기에는 낭비되는 시간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홀 과업을 하면서 왔다갔다 하다 보니 동선도 낭비되고 직원분들 체력도 낭비가 심했습니다.
결제과정에서의 직원 친절도는 고객만족도에 큰 영향을 줍니다. 다만 재방문에 있어 1번 요인이 아니었습니다(1번은 아까 말씀드렸던 샐러드바 음식의 양과 질, 관리상태입니다).
키오스크 또한 뷔페에서 도입한 사례가 없었습니다. 이또한 고객과 비용관점에서 설득을 해야 했는데, 키오스크를 여러대 둘 경우 고객들이 대기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음은 물론이고, 키오스크 도입과 직원 인건비의 비교를 통해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고객 반응 또한 기다리지 않아서 좋았다는 긍정의견이 많았습니다.
마지막은 언택트 리턴존입니다.
말 그대로 직원과의 접촉 없이 고객들이 직접 식기를 반납하는 곳입니다. 이것은 조금 조심스러웠던 것이, 이전 애슐리W시절에 도입했다가 고객 반응이 좋지 않았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도입하면서 반드시 필요했던 것은 1번의 로봇이었습니다. 고객들 반응은 “직원접촉 없이 치우고 싶을때 치울 수 있어서 좋다”와 “이 돈 내고 내가 왜 직접 치우냐?”로 갈리게 되어있었습니다. 여기에 로봇이 함께 들어와서 번거로움을 추가적으로 최소화하고, 버리는 것 자체가 컨텐츠처럼 느껴지면서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직접 버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듣기만 해도 굵직굵직한 아웃풋들이네요. 요새 애슐리에 가면 확실히 이전과는 아예 다른 매장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것들을 진행하면서 특히나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까 말씀드렸듯 역시나 설득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특히 로봇은 연간 10억단위의 고정비가 매년 지출되기 때문에, 대표님으로서도 의사결정이 어려우셨을 거에요. 일주일에 2~3번씩 대표님을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의사결정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가장 어렵군요. 그 때의 설득에 있어서 핵심은 무엇이었을까요?
핵심은 ‘직접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능숙한 애슐리 직원이 아닌 서툰 우리가 일해봤는데 됩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이지요. 저희 프로젝트 팀은 고객이 많은 주말에 출근해서 홀 직원처럼 실제로 일하고 피드백하고, 다시 일하고 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6개월 동안 사무실은 거의 안 오고 애슐리로만 출근했어요. 그리하여 실제로 저희가 일해봤을 때에, 원래 6명인 직원 대신 3명이서도 로봇과 함께 하면 일하는 것이 가능했고, ‘3명의 인건비’ VS. ‘로봇 도입비용’ 계산해서 두 달 안에 모든 비용회수가 가능한 점을 어필했습니다. 그래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인건비 없이 모두 영업이익으로 환산됨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여드렸고, 그때부터는 의사결정이 쉬웠습니다. 정리하면 결국 ‘직접하기’와 ‘숫자’로 설득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대단하네요. 그렇게 고생한 만큼, 뿌듯함도 컸을 것 같은데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음 두 가지 정도 기억이 나네요. 사실 코로나 이후 이랜드이츠가 2년 넘게 침체기에 빠져있었는데요, 22년 4월 부로 흑자전환됐고, 5월에는 10억 이상의 흑자가 예상됩니다! 저희 팀에서 모두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성과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1인다역 PJ의 솔루션을 매장 별로 확산하는 과정도 저희가 진행했는데 김포공항점 점장님께서 ‘프로젝트를 다음에는 김포공항점에서 해 달라’라고 카톡주셨던게 기억에 남아요. 저희의 성과와 노력이 인정받는 것 같아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점장님께서도 너무 만족스러운 솔루션이였나 봅니다. 그러면 앞으로의 과제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까지 홀에서 비용을 줄이는 데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고객가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방영역에서의 품질표준화와 조리속도 개선이 주요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홀 직원이 샐러드바 메뉴의 양질을 관리했는데, 이제는 주방직원이 직접 관리하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예를 들어 CK(센트럴 키친)를 통해 주방에 밀키트 방식으로 재료가 들어오게 해 프렙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주방직원의 시간확보가 필요한 부분이라 그러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프렙 : 조리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칼질, 가공 등의 선작업
그리고 이와 더불어 조닝별 운영방식을 바꾸고자 합니다. 이전에는 고원가재료 위주로 관리했다면, 양식 스테디셀러메뉴(피자, 파스타, 웨스턴 등)에 포커스를 맞추는 쪽으로 일하기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실제 고객들 드시는 접시랑 인터뷰를 분석해보니까, 비싼거 하나 조지러(?)오신다기 보다는 애슐리의 다양한 양식메뉴를 하나라도 더 드시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런 것들이 관리가 잘 안되다보니 버려지는게 많았습니다. 버려지지 않도록 고객들이 자주 찾는 양식메뉴의 퀄리티를 잡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군요! 끝까지 좋은 성과 있기를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ESI를 준비하는 후배 취업준비생 분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려요!
맞는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ESI는 확실히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저연차에게 많은 권한과 주도권을 주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만큼 책임과 부담이 많아진다는 것을 알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기회를 주니까 좋아서 오는게 아니라, 그만큼 책임감과 무게값을 갖고 일할 준비가 되신 분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객과 회사를 진짜 바꾸고 싶다는 의지로 실패와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분이 오시면 정말 후회없이 일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함께 도전해요! 감사합니다.